2017. 1. 27. 10:40ㆍFood/레시피
굴은 겨울을 대표하는 스태미나 식품 중 하나다. 11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해 지금이 딱 제철이다. 독특한 풍미가 매력적이고 바닷속 영양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해산물이기도 하다. 서양 사람들은 생굴의 속살이 우윳빛이라 해 굴을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고 불렀다. 우리 조상들도 굴을 '바다에서 나는 인삼'이라고 생각할 만큼 보양 식품 중 하나로 꼽았다. 굴의 명칭은 모려(牡蠣)∙굴조개∙석굴∙석화(石花) 등으로도 불린다. 이중 석화는 ‘바닷가 바윗돌(石)에 피는 꽃(花)’이란 뜻이다.
#생굴 먹을 때 레몬 뿌리면 좋은 이유
‘보리가 피면 굴을 먹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서양에선 각 달의 명칭에 ‘r’이 들어가면 굴을 먹어도 좋고, 그렇지 않으면 주의해야 한다고들 한다. 즉 1월(January)과 2월(February), 3월(March)까진 굴을 먹어도 괜찮지만 (명칭에 ‘r’이 포함되지 않은) 5월부터 8월까진 생굴 섭취가 위험할 수 있단 얘기다.
여름은 굴의 산란기다. 이때 채취한 굴엔 ’베네르빈‘이란 독소가 포함돼 있다. 식중독 위험도 있다. 굴의 영양과 맛을 둘 다 살리려면 신선하게 섭취해야 하는데 기온이 높은 여름엔 굴이 쉬 부패할 수 있기 때문. 겨울 굴을 먹을 때에도 레몬∙오렌지 등의 구연산을 첨가하면 비린내를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균 번식도 억제할 수 있다. 구연산은 굴에 함유된 칼슘과 철분의 체내 흡수율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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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안 먹을 땐 소금물에 씻어 냉장
굴은 구입 즉시 먹는 게 가장 좋다. 여건상 보관해야 한다면 염도 1%의 소금물에 넣어 남은 껍질을 떼어내고 깨끗이 씻은 후 냉장 보관하자. 굴을 맹물에 씻으면 살이 풀어져버려 맛이 떨어질 뿐 아니라 수용성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빠져나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굴에 곁들여 먹으면 좋은 음식 재료 3
굴은 채소나 과일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굴엔 타우린∙단백질∙미네랄이 풍부하지만 비타민 C나 섬유소, 항산화 성분은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식물성 식품과 함께 먹으면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건 부추다. 알칼리성을 띠어 비타민∙철분이 풍부한 굴과 함께 먹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부추는 성질이 차고 굴은 성질이 따듯해 둘을 활용한 요리는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도 쉽게 소화시킬 수 있다. 고추도 굴과 함께 먹으면 좋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자율신경을 자극, 대사를 촉진시키고 굴의 비린 맛도 잡아주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겐 낯설 수 있는 조합이지만 우유도 굴과 꽤 잘 어울린다. 우유는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갖고 있지만 아연 함량은 100g당 340ug으로 낮은 편이다. 따라서 우유보다 아연이 100배 이상 많이 함유된 생굴을 곁들여 조리하면 서로에게 부족한 영양소가 보완되며 훌륭한 보양식이 된다. 실제로 서양에선 굴과 우유를 조합한 레시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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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소스·국·전… 요리 조합 ‘무궁무진’
굴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요리법도 다양하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김치 재료. 김장 김치에 굴을 넣으면 영양과 맛을 모두 살릴 수 있다. 굴을 넣어 만든 김치는 조선시대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다. 1795년 편찬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정조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의궤) 속 수라상 묘사에도 굴을 넣어 만든 김치 ‘섞박지’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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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을 활용한 요리는 굴무침∙굴밥∙굴전∙굴국∙굴찜∙굴젓 등 셀 수 없이 많다. 요리의 풍미를 끌어 올려주는 조미료로 널리 쓰이는 굴 소스(oyster sauce)도 있다. 매생이국이나 떡국, 미역국 등 국물 요리에 굴을 넣으면 깊은 감칠맛을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최고의 음식이 완성된다. 고기 육수보다 지방은 적어지고 단백질은 높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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